제가 자가격리자가 되었어요.
사건의 순서는
금요일: 회사 사람들과 점심식사
일요일: 회사 사람 중 1인 발열 시작
월요일: 발열 증상있던 1인의 코로나 검사
화요일: 발열 증상있던 분 코로나 확진
출근 중에 대중교통에서 내려서 택시로 집에 옴. 자차로 보건소 이동해서 코로나 검사.
이건 사실 밀접접촉자라고 문자가 와야 보건소에서 검사를 해준데요. 저는 근데 확진자와 식사를 같이 했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회의를 했다. 근데 제가 10일 전 발열이 있어서 병원 방문 후 편도염과 비염으로 진단받고 토요일까지 해열제를 먹었으며, 일요일 밤 가벼운 열감이 있었고 체온이 37.3도 였으며 화요일 출근 전 7시 측정시 발열이 없었다. 그 이후 체온체크는 하지 못했다. 라고 구체적으로 말하니까 검사를 해주셨어요. 일단 검사 후 돌아가서 자가격리 하고 있으라고 해서 집으로 왔습니다.
검사는 면봉으로 목에서 한 번, 코에서 한 번 했어요. 목으로 할 때 너무 아프더라구요. 힘을 빼라는데 맘대로 안되었어요. 목이 너무 아파서 코는 그냥 어라? 여기까지 면봉이 들어가나? 이 정도로 빨리 끝났어요. 집에와서 남편에게 알리고 그 날은 남편이 일부로 늦게 퇴근해서 잠만 자고 갔어요. 저는 쇼파에서 자고, 남편은 침실에서 자고 일어나서 씻고 바로 나갔습니다. 집에 오지 말라고 했어야 했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일단 동선을 하나도 겹치지 않게 하고 집에서도 둘 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세정제를 자주 사용했어요.0
수요일: 오전에 음성 판정받았습니다. 오전 9시 넘어서 문자가 왔는데 다른 지역구에 사시는 분들은 8시 이전에 음성으로 문자가 왔다고 해서 저에게도 문자가 올 때 까지 너무 긴장되었어요. 오전에는 음성으로 문자가 오고, 오후에는 밀접접촉자로 연락이 왔어요. 회사는 강남, 집은 안양인데 확진자와 강남에서 접촉한거라 강남보건소에서 먼저 연락이 왔고 자제한 수칙은 안양보건소에서 알려준다더라구요. 그리고 오후에 안양보건소에서 물품을 보내줬어요
손소독제, 뿌리는 소독제, 체온계, 덴탈마스크, 입체형 마스크, 쓰레기봉투, 전염성폐기물 봉투, 스트레칭 기구, 마사지기구, 실내 운동법, 건강을 위한 식단 제안 등 위생과 건강관리 용품을 주셨어요.
음성판정 자가격리자는 확진자 접촉 후 14일을 격리되게 됩니다. 음성판정이기 때문에 동거인은 자가격리는 아니고, 자가격리자가 화장실이 딸린 방 안에서 지내고, 집에서도 마스크쓰고, 수건/컵/식기 따로 사용하고, 절대 식사 같이하지 말라더라구요. 집에 화장실이 1개라고 하자 그러면 소독제를 줄테니 화장실 사용 후 소독제를 뿌리고 시간차를 두고 화장실을 사용하라고 하셨어요.
제 경우는 남편 회사에서 사정을 듣고 숙소를 배정해줘서 남편이 나가살게 되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시작된 코로나로 제가 자가격리 되어서 남편이 집 밖에서 고생 중이예요. 그래도 숙소에 냉장고 티비 세탁기는 있다고 하는데 식사도 그렇게 여러모로 불편하더라구요. 일단 제가 준비해주는 식사도 안좋을 것 같아서 저는 집에서 해먹고 남편은 나가서 싸그리 외식입니다.
목요일 : 오전에는 시청에서 오셔서 식량을 주셨고, 오후에 담당 공무원 배정받고 자가격리자 앱을 깔았어요. 저는 집에 있는데 계속 이탈로 떠서 고생 좀 했네요. 와이파이를 켜고, 핸드폰 전원을 껐다가 켜는 방법으로 해결했어요. 앱으로 위치도 확인하고 하루 2번 발열감, 체온, 기침, 인후통, 기타 사항 등을 체크합니다.
안양시청에서 보내준 물품이예요.
김, 햇반, 짜장, 카레, 라면, 런천미트, 누룽지, 떡국, 사골입니다. 인스턴트라고 실망할 수도 있지만 보시면 전부 음식물쓰레기가 안나올 법한 식품들이예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자가격리기간에 발생한 쓰레기를 배출할 수 없어요. 격리 끝난 후 소독제를 뿌려서 배출해야 합니다.
금요일: 재택근무하고, 격리 잘 했어요. 집에 있르니 할 일이 없어서 집에 있는 영양제 매일 잘 챙겨먹고 있어요.
코로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문을 봐서 커큐민은 아침 저녁으로 챙겨먹고 있어요. 자가검진하고 한 봉씩 먹으면 좋더라구여. 커큐민, 오메가, 코큐텐도 먹지만 운동도 중요하죠. 저는 집에 워킹패드가 있어서 아침에 30분 걷습니다. 아침엔 꼭 걷고, 저녁에도 가급적 걸어여^^
토요일: 코로나19 통합 심리지원을 안내받았어요. 저는 강아지와 격리되어 서로 체온은 나누고 있으나, 남편을 만나지 못하는 것과 나 때문에 남편이 고생한다는 것으로 매우 우울하고 무기력한 상태이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더라구요. 그리거 혹시 나 때문에 주변이 위험해질까봐 수시로 알콜을 뿌리고 손독제를 써서 피부가 예민해졌고 바깥세상이 무서워졌어요. 안내에 따라 심리지원 받으려구요.
자가격리자가 되면 이러합니다.
여러분 .. 마스크를 쓰더라도 화장실에서도 감염의 위험이 있을 수 있어요. 가급적 집에 계세요.
사람 없는 곳에 자차로 놀러간다? 기저귀 차고 다니는 거 아니면 화장실을 들리잖아요. 위험해요.
명절에 친척도 이번엔 안만나는게 좋겠더라구요. 이게 확진자와 만났다는 사실을 알고 음성 결과가 금방 나오지 않아요. 열이 나서 검사를 받는다고 들었을 때 부터 마음이 쿵쿵 거리고 저도 검사 후에는 너무 마음이 혼란스러웠어요. 다행스럽게도 음성이 나왔지만 너무 불안해서 25년치 걱정을 한번에 몰아서 한 느낌이예요. 명절에 친척 만났다가 나 때문에 누군가가 아프거나 불안해진다면 너무 슬플 거 같아요.
다들 건강 조심하시고 꼭 마스크 쓰시고 비누로 손 자주 씻어주세요. 그리고 손 세정제의 주성분린 알코올은 기화될 때 피부의 수분까지 같이 날아가게 되어 손이 건조하거 예민해질 수 있어요. 핸드크림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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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1주일 후기.
지난 주 화요일부터 자가격리를 시작했고 딱 1주일 되었네요.
오늘은 보건소 심리지원 전화가 왔어요. 잘 지내냐 아이고 어쩌냐 화이팅! 힘내라 .. 큰 도움은 되지 않았습니다.
집에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어요.
밥을 해먹으면 음식물쓰레기, 배달을 시키면 플라스틱 쓰레기.. 먹는다는 것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일이더군요.
나가질 않고 집에만 있으니 시간이 느리게 하고 모든 일이 재미가 없어요. 밤마다 술 한 잔 하고 잠이 듭니다.
다행히 식구들과 같이 생활하지 않고 혼자 지내서 불편함이 조금 덜하긴 해요. 소독이나 이런 위험이 없으니까요.
수도권이라 새벽배송도 잘 되어 있어서 불편함은 없습니다. 서울이면 배민마트도 되니까 더 편했을 것 같아요.
집에 있으니 청소를 더 자주하고,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집에 불만 없었는데 오래 있다보니 어느 덧 집이 삭고 후져졌더라구요. 새 집 분양받고 신나서 온 게 엊그제 같은데.. 집이 후져보여요..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준비없는 재택근무라 많이 혼란스럽고 일이 많아서 힘드네요
담당 공무원께서 체온이 조금씩 오르는 것 같은데 특별한 이상은 없는지 연락주셨어요. 자가진단 그냥 하는게 아니라 다 봐주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음.. 이 시스템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자식이 없는 사람이라 나중에 늙어서 독거노인이 되면 어쩌지 하고 내심 걱정했었는데 마음이 많이 놓입니다.
자가검진시스템은 제 핸드폰이 한 장소에 너무 오래 있어도 알람이 울리구여(재택근무 중 바빠서 꼼짝못하고 4시간을 앉아만 있었거든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컨디션을 체크해서 보낼 수 있어요.
독거노인이 되면 매일 주민센터에 방문해서 나의 존재를 알리고 꼭 매일 일정한 시간에 방문해서 주의를 끌여야하나 고민했었는데, 스마트폰만 잘 가지고 있으면 되겠더군요..
우울하거나 외롭진 않은데, 오히려 이 생활에 익숙해질까봐 겁이 납니다. 어렵게 꾸린 가정인데 떨어져 지내는데 익숙해진다는 것이 더 무섭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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