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슈거가 뚱보균을 키운다. 수크랄로스가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 (장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요)

제로 음료의 시대입니다.
저는 제로 펩시 라임향을 좋아햐요, 상콤하니 맛있더라고요
물론 죄책감이 덜어지는 것이 제로음료의 제맛이구요. 
 
제로펩시, 제로슈거 맥콜, 제로콜라 등에는 설탕 대신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사카린 등등이 들어갑니다.
음료마다 들어가는 대체 감미료의 종류는 다른데요,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수크랄로스예요.
 
비만은 현대인 질병의 원인이고, 비만은 장수에 해로우니 제로 슈거로 칼로리를 줄이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봤습니다. 
제로슈거는 일차원적으로 당장 오늘 섭취하는 칼로리는 줄일 수 있어요.
그런데 자주 먹으면?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특히 요즘 장내 미생물 즉 마이크로바이옴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분야로 찾아봤어요. 
2022년 2월 미생물지에 실린 논문 짧고 쉽게 소개할게요. 
 
 

10주 동안 수크랄로스를 꾸준히 먹으면, 건강한 청년의 장내 미생물이 불균형해지고 포도당과 인슐린의 수치가 변할 수 있습니다. 

논문 제목: Ten-Week Sucralose Consumption Induces Gut Dysbiosis and Altered Glucose and Insulin Levels in Healthy Young Adults. 
학술지 : Microorganisms (Vol. 10(2))
DoI : https://doi.org/10.3390/microorganisms10020434

Ten-Week Sucralose Consumption Induces Gut Dysbiosis and Altered Glucose and Insulin Levels in Healthy Young Adults

저는 논문을 간단하게만 소개할거예요.
무료로 공개된 논문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링크타고 들어가서 꼭 보시길 바랍니다 
- 논문 요약 - 
연구팀은 수크랄로스를 꾸준히 먹으면 장내 미생물과 탄수화물 대사가 변한다는 것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어요. 그래서 인간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를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장내 미생물로는 Actinobacteria, Bacteroidetes 및 Firmicutes의 변화를 살펴봤어요. Ba무스cteroidetes는 일명 날씬균으로 알려져 있고, Firmicutes는 일명 뚱보균으로 알려져 있는 미생입니다. 
 
연구에서는 대조군으로 물을 섭취한 사람 20명과, 수크랄로스 48mg를 섭취한 사람 20명을 대상으로 연구했어요.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18세 ~35세의 사람들이었고, 이들의 체질량지수는 18.5~29.9로 정상 체중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또한 모두 비흡연자였고, 한 달에 1잔 이상, 1주일에는 1잔 미만의 술을 마신 사람들이었다고 해요. 여기서 술 1잔은 알코올 14g을 뜻합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당뇨병, 고혈압, 신장 질환, 간 질환, 위장 장애 등의 질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이었어요. 
 
연구 참여자들은 오전 7시 ~ 9시 사이에 아침식사를 했고, 아침 식사 10분 전에 수크랄로스 48mg을 섭취하거나 물을 마셨다고 합니다. 매일 48mg의 수크랄로스를 먹는 것은 얼마나 먹는 것일까요? 이 용량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설정한 일일 섭취량의 15% 미만이고, 세계보건부(WHO)가 설정한 일일 섭취량의 5%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래요. 따로 알아보니, 제로 칼로리 음료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편적으로 제로 칼로리 음료 1L에는 수크랄로스가 140mg  정도 들어있다고 합니다.  그럼 수크랄로스 48mg 섭취하는 것은 제로 칼로리 음료 약 343mL 정도 마시는거예요.거든요
펩시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 뚱캔이 약 335mL 거든요.
즉,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아침에 제로칼로리 뚱캔 하나씩 먹은거랑 비슷합니다. 

반응형

자 그럼 제로칼로리 뚱캔을 아침에 하나씩 먹으면 우리 몸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1.  Firmicutes (뚱보균)이 증가합니다. Firmicutes에 속하는 Blautia coccoides라는 미생물이 무려 3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2. 인슐린과 포도당 수준을 조절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Lactobacillus acidophilus가 감소합니다. L. acidophilus는 비만인 사람과 제2형 당뇨가 있는 사람의 탄수화물 대사를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프로바이오틱스예요. 그런데! 요 L. acidophilus가 감소한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정상인의 장에서 L. acidophilus가 감소되는 것은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3. 혈청 인슐린 최대 피크가 증가합니다. 10주 동안 수크랄로스를 매일 꾸준히 먹은 참가자들은 혈청 인슐린 최대 키프가 32% 정도 증가했다고 하네요. 
 
즉, 반복적으로 수크랄로스를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이 변화될 수 있고, 특히 살이 찌기 쉬운 형태의 장내 미생물군으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슐린 피크가 증가하기 때문에 쉽게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요.
 
논문에서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참여자가 고작 40명이었고, 수크랄로스를 10주 동안 꾸준히 먹은 사람은 고작 20명이었다는 한계가 있어요. 20명의 결과를 전 세계 인구에 다 적용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건강한 사람이 10주 동안 꾸준히 먹었을 때 안먹은 사람과는 통계적으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이 논문에서는 매일 고작 뚱캔 하나 정도로 섭취할 수 있는 소량의 수크랄로스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많이 먹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먹으면 뚱보균은 늘어나고 건강에 도움을 주는 프로바이오틱스는 감소하며 인슐린 피크도 증가한다는 것은 오늘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선택한 제로 칼로리 음료가 누적되면 아예 내가 잘이 잘찌는 체질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니까요. 
 
수크랄로스 섭취로 인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에 대한 논문은 이게 처음은 아니예요. 동물모델 실험에서도 여러 번 재현성있게 같은 결과가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많지 않을까요? 임상시험은 윤리적으로 허용가능한 수준에서 진행되어야 하는데요, 수크랄로스의 장기 반복 섭취는 몸에 좋지 않을 것을 기대하면서 진행하는 시험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수 있어요. 건강해지지 않을 수 있는 시험을 진행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제가 소개해드린 논문에서도 임상시험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먹는 제품이 수크랄로스인 것을 알고 시험에 동의하여 참여하였습니다. 보통의 임상시험은 건강에 유용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로 진행을 하지요. 임상시험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결과 도출을 위해서, 임상시험 참여자들은 본인들이 위약(가짜약)을 먹는지 아니면 시험물질(진짜 약)을 먹는지 모르고 실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이중맹검이라고 해요. 그래서 임상시험에 참가할 경우 내가 어떤 것을 먹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거라는 것을 알고 참여하게 되요(물론 예상되는 부작용이 있으면 참가자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동의를 구합니다).
 
물론 논문을 보고 그럼 제로칼로리를 먹고 프로바이오틱스를 많이 먹으면 되겠군! 하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바뀌는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제로슈거를 선택해야 할까요? 
제로칼로리 음료 열풍이 불면서 제로 맥콜, 제로 펩시, 제로 밀키스, 제로 코카콜라 등이 많이 나오고 있는건 선택의 다양성을 늘리는 측면에서는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로 칼로리이면서 달콤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감미료가 들어간다는 것이고, 그런 새로운 감미료 중 "수크랄로스" 이 녀석은 꼭 기억해주세요. 
적은 양도 오랫동안 꾸준히 먹으면 우리  몸의 장내미생물 균형을 파괴할 수 있고,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어 있으니까요. 
 
그나저나 일단 제로슈거 음료를 좋아한다면 프로바이오틱스는 더 열심히 먹어야 하는건 맞는 것 같아요 .
 
#장내미생물 #뚱보균 #날씬균 #무설탕 #제로슈거 #zerosugar #수크랄로스 #sucralose